디지털 금융 환경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Central Bank Digital Currency)가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한국은행 역시 이러한 흐름 속에서 자국 금융 시스템의 안정성과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한 목적으로 디지털화폐 연구 및 실험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CBDC를 통해 개인 간 송금 기능을 직접 구현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며, 국내 금융 환경에 실질적인 변화가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한국은행의 디지털화폐 정책 방향, 송금 기능이 가지는 파급력, 그리고 기술적 구조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인 내용을 심층적으로 분석합니다.
한은의 CBDC 추진 배경과 정책 방향
한국은행이 CBDC에 관심을 갖게 된 배경에는 크게 세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현금 사용의 지속적인 감소입니다. 비대면 결제 환경의 확산과 모바일 금융서비스의 발달로 인해 실물 현금의 사용 비중은 줄어들고 있으며, 이는 통화정책의 실효성 저하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둘째, 민간 암호화폐의 부상입니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과 같은 가상자산이 결제 수단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중앙은행은 자체 통화 주권을 유지하기 위한 대응이 필요해졌습니다. 마지막으로, 지급결제 인프라의 현대화 요구입니다. 디지털 기술에 기반한 효율적이고 안전한 결제 수단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중앙은행의 역할도 이에 맞춰 진화하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은 2020년부터 CBDC 연구에 본격 착수했으며, 2021년에는 기술적 파일럿 테스트에 돌입했습니다. 이후 다양한 기술 파트너와의 협력을 통해 모의 실험을 진행했고, 현재는 실용성과 안전성을 중심으로 한 2단계 테스트를 완료한 상태입니다. 2024년에는 "개인 간 송금"이라는 보다 구체적인 활용 사례를 제시하며, 정책 방향이 실험 단계를 넘어 실제 서비스 구현 단계로 이행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한 한국은행은 CBDC를 통해 금융소외 계층에게 접근성 높은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기존 시스템의 보완재로서 현금과 함께 병행 유통할 수 있는 기반 마련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이러한 정책 방향은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서 포괄적 금융환경 조성이라는 중앙은행의 사회적 책임까지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CBDC가 개인 간 송금에 미치는 영향
디지털화폐가 개인 송금에 도입된다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변화는 금융 서비스의 직접성입니다. 현재 대부분의 송금은 은행이나 간편결제 앱 등 중개기관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수료, 대기 시간, 거래 오류 등은 소비자에게 불편을 야기합니다. 그러나 CBDC를 활용하면 이러한 중간 단계를 생략하고, 개인 간 직접 송금이 가능해져 보다 빠르고 간편한 금융 거래가 가능해집니다.
예를 들어, 부모가 자녀에게 용돈을 보내거나 친구 간 더치페이 정산, 프리랜서 간 거래와 같은 상황에서 CBDC는 즉시성, 보안성, 수수료 절감이라는 강점을 동시에 제공합니다. 특히 스마트폰이나 디지털 지갑을 통해 QR 코드나 간단한 식별 번호만으로 송금이 가능해지면, 사용자 경험은 비약적으로 향상될 수 있습니다.
또한 해외 송금의 경우 기존에는 국제망을 통한 복잡한 절차와 높은 수수료가 필요했지만, CBDC의 국제 상호운용성이 확보되면 이를 획기적으로 간소화할 수 있습니다. 이는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 노동자, 해외 유학생, 무역업 종사자 등 다양한 계층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한국은행은 이러한 송금 기능의 실제 적용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다양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주요 시나리오에는 오프라인 송금, 지연 송금, 반복 송금 등 일상적이고 실용적인 기능이 포함되어 있으며, 이를 통해 시스템의 신뢰성과 확장성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추후 상업은행 및 핀테크 기업과 협업하여 다양한 송금 서비스를 연계하는 방안도 추진될 예정입니다.
디지털화폐 구조와 기술적 기반
CBDC는 기술 구조에 따라 크게 계좌 기반과 토큰 기반으로 나뉘는데, 한국은행은 주로 토큰 기반 구조를 선호하고 있습니다. 토큰 기반은 실물화폐처럼 사용자가 CBDC를 소유하고, 직접 주고받을 수 있는 시스템으로 설계됩니다. 이러한 방식은 사용자 간 직접 거래를 지원하며, 거래 속도가 빠르고 프라이버시 보호에 유리하다는 점에서 장점이 있습니다.
기술적으로는 블록체인과 분산원장 기술(DLT)이 핵심입니다. 이를 통해 거래 기록은 중앙 서버가 아닌 다수의 노드에 분산 저장되어 해킹에 강하고, 위·변조가 어려운 구조를 갖습니다. 다만 완전한 퍼블릭 블록체인보다는 접근이 제한된 프라이빗 블록체인이나 하이브리드 구조가 실제 적용에 더 적합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한은은 삼성전자와 협업하여 오프라인에서도 결제가 가능한 NFC 기반의 디지털지갑 기술도 실험하고 있으며, 전기나 인터넷 없이도 송금이 가능한 구조를 통해 재난 상황에서도 금융 기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또한 한은은 ‘2계층 구조’를 통해 CBDC의 발행과 유통을 구분하고 있습니다. 즉, 한국은행은 디지털화폐를 발행하고, 상업은행은 이를 사용자에게 유통시키는 방식입니다. 이 구조는 기존 금융 시스템과의 연계성을 유지하면서도, 중앙은행의 역할을 명확히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보안성과 개인정보 보호 역시 중요한 기술적 고려 요소입니다. CBDC는 거래의 투명성을 유지하되, 사용자 개인의 신원정보는 보호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익명성과 추적 가능성을 모두 확보하는 절충된 모델이 요구되며, 다양한 암호화 기술이 병행 적용될 예정입니다.
디지털화폐가 가져올 금융 생태계의 변화
한국은행의 CBDC 정책은 단순한 기술적 실험이 아닌, 미래 금융 생태계 전반의 대전환을 준비하는 과정입니다. 특히 개인 간 송금 기능은 디지털화폐가 실생활에 얼마나 깊이 들어올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앞으로 금융 소비자의 행동 패턴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됩니다.
한국은행은 스테이블코인은 일반 가상자산과 달리 지급수단적 특성을 내재하고 있는 만큼 규제 도입과 규제 방안 마련에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다. 정부 및 금융당국은 이 과정에서 기술적 인프라뿐 아니라, 법적 기반과 사회적 수용성까지 고려한 종합적인 로드맵을 수립해야 합니다. 사용자에게는 디지털화폐 사용의 편의성과 안전성을 명확히 전달하고, 금융기업에게는 새로운 서비스 모델을 실현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해야 할 것입니다.
향후 한국은행이 내놓을 시범 서비스와 정책 발표를 주의 깊게 살펴보며, 디지털화폐가 가져올 변화를 선제적으로 준비해야 할 시점입니다.
개인적인 글이므로 투자의 책임은 투자자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