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리는 중요한 일을 계속 미루는가?"
“해야 할 일은 많은데 왜 손이 가지 않을까?”
저는 이 질문을 스스로에게 수도 없이 던졌습니다. 일정표를 짜고, 동기부여 영상을 보며 자극을 받아도, 막상 일을 시작하려면 온갖 핑계가 떠올랐습니다.
‘이거 끝나고 해야지.’ ‘지금은 머리가 안 돌아가니까 조금 있다가.’ 그렇게 하루 이틀이 지나면 마감이 다가와서 결국 벼락치기를 하거나, 아예 포기하기 일쑤였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우연히 읽은 자기계발서에서 이런 문장을 접했습니다.
“우리는 일을 미루는 것이 아니라, 불편한 감정을 회피하고 있는 것이다.”
이 문장이 저에게 큰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그때부터 저는 ‘미루는 나’를 자책하는 대신, 왜 미루게 되는지를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그것을 바꾸기 위한 시스템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오늘은 그 경험을 바탕으로, 여러분도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미루는 습관을 바꾸는 과학적인 방법’ 3가지를 소개하겠습니다.
1. 감정을 회피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라
– 미루는 습관의 본질은 감정 문제다
많은 분들이 일을 미루는 원인을 ‘의지 부족’이나 ‘시간 관리 실패’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보다 훨씬 깊은 심리적인 메커니즘이 작용하고 있습니다.
심리학자 팀 피셜(Tim Pychyl) 교수는 이를 “감정 중심 프로크래스티네이션”이라 설명합니다.
즉, 우리는 해야 할 일을 미루는 것이 아니라, 그 일과 연관된 불편한 감정을 피하기 위해 행동을 미루는 것입니다.
예시 경험
저는 대학 시절 논문 제출 마감을 앞두고 몇 날 며칠을 아무것도 하지 못한 적이 있습니다. 논문 주제는 이미 정해져 있었고, 자료도 어느 정도 수집해두었지만, 막상 워드 문서를 열면 머리가 정지하고 손이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지금 돌아보면, ‘논문을 잘 못 쓰면 교수님께 실망을 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기대 이하의 결과물일까 봐 두려운 마음’이 저를 멈추게 만들었던 겁니다.
그 감정을 인식하고 나서야 저는 완벽한 글을 쓰려는 부담을 내려놓고, ‘일단 초안부터 쓰자’는 마음으로 한 문장씩 적어내려가기 시작했습니다.
실천 팁
- 일을 미룰 때는 “내가 지금 피하고 싶은 감정은 뭘까?”를 스스로에게 물어보세요.
- 감정의 정체를 파악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저항을 줄일 수 있습니다.
- 감정을 기록하는 감정일지 또는 저널링도 좋은 보조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2. 작게 시작하라 – 2분의 법칙
– 뇌는 작은 행동에 관성으로 반응한다
‘2분의 법칙’은 자기계발서 『아주 작은 습관의 힘(Atomic Habits)』에서 제임스 클리어가 소개한 개념입니다.
핵심은 이렇습니다.
“2분 안에 할 수 있는 아주 간단한 행동부터 시작하라.
행동을 시작하면, 그 관성이 자연스럽게 더 큰 행동으로 이어진다.”
제 경험
회사에서 중요한 프로젝트 기획안을 작성해야 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문서를 열기가 너무나 귀찮고, 부담스러웠습니다.
그래서 저는 “기획안 문서 열기” → “목차만 적기” → “첫 문단 메모” 순으로 단계를 쪼갰습니다.
놀랍게도 목차를 작성하고 나니, 자연스럽게 다음 문장이 떠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시작만 하면 뇌는 그 행위를 유지하려는 관성을 갖는다는 뇌과학 원리가 실제로 작동한 겁니다.
실천 팁
- ‘완료’가 아닌 ‘착수’에만 집중하세요.
- 예: 독서 → 책상 정리 → 책 펼치기
- 운동 → 운동복 갈아입기 → 스트레칭 1분
이런 작지만 구체적인 행동이 뇌를 속이는 ‘진입 전략’이 됩니다.
3. 마감형 인간에서 루틴형 인간으로
– 반복 가능한 구조가 행동을 자동화한다
우리는 흔히 마감이 있어야 움직입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하지만 마감에 의존하는 방식은 늘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반복적인 자기혐오로 이어졌습니다.
그래서 저는 시스템을 바꾸기로 결심했습니다. 일을 루틴으로 만들자고요.
루틴 전략 실천 예시
- 매일 아침 7시: 일어나자마자 책상에 앉아 커피 내리기
- 커피가 내려지는 동안 ‘오늘 해야 할 일 3가지’ 메모
- 그중 하나만이라도 바로 실행에 옮기기
이 루틴을 30일 정도 지속하자, 뇌는 자동으로 같은 흐름을 따라가게 되었습니다.
루틴은 생각할 필요 없이 움직이게 해주는 **‘행동 자동화 장치’**입니다.
이는 ‘결정 피로’를 줄이고, 일에 대한 저항을 현저히 낮춰줍니다.
실전 팁
- 루틴은 ‘시간 + 장소 + 행동’을 고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 예: 매일 오후 8시, 집 서재에서 15분 글쓰기
- 루틴이 형성되면, 의지를 동원하지 않고도 자연스럽게 행동할 수 있습니다.
변화는 작게, 그러나 꾸준하게
미루는 습관은 단순한 게으름이 아니라, 감정과 뇌의 작동방식에 기반한 자연스러운 반응입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그런 뇌를 탓하는 것이 아니라, 그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행동 시스템을 재구성하는 것입니다.
저 역시 처음에는 실패를 반복했습니다.
하지만 위의 세 가지 전략—① 감정 인식, ② 2분의 시작, ③ 루틴화—을 꾸준히 적용하면서
할 일을 제때 끝낼 수 있는 자신감을 조금씩 키워올 수 있었습니다.
작은 변화는 하루 만에 드러나지 않지만, 30일 뒤에는 분명히 다른 사람이 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오늘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도, 이 글을 닫기 전에 딱 2분만 실행해보세요.
작은 시작이 결국 가장 큰 변화를 만듭니다.